마음편지

일상에 숨어있는 작은 깨달음과 마음 이야기

이념의 함정

PADO

 

 민주주의는 문제가 많은 정치체계입니다.

  민중에 의한 지배는 늘 중우정치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다수결은 필연적으로 소수자 억압을 동반합니다.


  인권운동도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목적의 숭고함을 가리는 과잉 선전은 대중의 환멸을 초래하고,

  시민적 권리와 사적 이익의 혼동으로 순수성 논란을 일으킵니다. 


  물론,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은 합리성의 위대한 산물입니다.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바로 현실에 뿌리내리는 건 아닙니다.

  비판과 보완의 긴 과정을 거치면서 단단해지고 확산됩니다. 

 

  그렇다면 언제나 미완인 ‘이념’을 맹종하는 건 위험합니다.

  절대적 믿음이 전제된 이념들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그 갈등의 밑바닥에 깔린 혐오의 정서를 직시해야 합니다.


  해방 이후 모두가 기념해온 광복절이 두 쪽 나고 

  밀정 색출, 반국가세력에 대한 항전 같은 험한 말이 오갑니다.

  이대로라면 실용과 타협의 성숙한 사회는 정말 ‘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기심 많던 시절, ‘일원상의 진리’를 읽으면 공허했습니다.

  진리의 내용은 없고, 속성만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리는 규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란 걸 몰랐었으니까요.


  진리는 내 본성 자리에 비추어 자연히 드러나고,

  원만구족 지공무사한 내 마음속에서 나타나는,

  무한한 맥락 속 무수한 형태로 명멸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과 분열의 사회, 

  내 편, 네 편을 나누는 기계적 대응을 멈추고

  진리적 성찰과 진심 어린 소통으로 상생의 길, 정의의 길을 찾아야겠습니다.

일원(一圓)은 우주 만유의 본원이며, 제불 제성의 심인이며, 일체 중생의 본성이며, 대소 유무(大小有無)에 분별이 없는 자리며, 생멸 거래에 변함이 없는 자리며, 선악 업보가 끊어진 자리며, 언어 명상(言語名相)이 돈공(頓空)한 자리로서 공적 영지(空寂靈知)의 광명을 따라 대소 유무에 분별이 나타나서 선악 업보에 차별이 생겨나며, 언어 명상이 완연하여 시방 삼계(十方三界)가 장중(掌中)에 한 구슬같이 드러나고, 진공 묘유의 조화는 우주 만유를 통하여 무시광겁(無始曠劫)에 은현 자재(隱顯自在)하는 것이 곧 일원상의 진리니라. - <정전>, 일원상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