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새도반입니다
다사다난했던 준비과정을 거치고, 이제 정말 예비교역자로서 공식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감정의 격동기를 지내온 도반들을 만나서 새도반훈련도 나고, 기숙사실 배정도 받아서 귀엽고 착한 교우들과 함께 아침 저녁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지난주에는 야무지게 출가감상담도 발표하고, 종법사님과 상사님께 훈증도 받는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새도반 훈련부터 오늘까지 느낀 것은,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도 나를 사랑할 줄 몰랐으며,도처에 나를 사랑하는 것들이 가득함을 왜 몰랐을까, 입니다. 이토록 은혜 가득한 세상에서 나는 그동안 무엇을 그리도 얻으려 발버둥쳤던건가.그래서 나와 가족이 행복해졌나, 바닥난 체력과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악화 이외에 나에게 남은게 무엇인가. 입선한 다음날부터 급체로 아프기 시작해서 어제까지도 감기와 체력저하로 고생을 하니, 잃어버린 건강을 어떻게 회복할지가 이번 한 학기 저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곳의 교무님들은 모두저희들이 진리를 바라보며 생활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시고, 저희들은 정기와 상시일기를 작성하며 법과 세상의 이치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낯설기만 한 많은 일과들을 혹시나 놓치는 것 이닐까 긴장되기도 하지만, 놓침으로서 배우거나 노력하게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떠한 상황과 환경이라 할 지라도, 그 어찌 은혜 가득한 세상이 아닐 수 있을까요. 부디 제가 이곳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올리는 기도가 허공법계를 넘어, 가장 높고 가장 낮고 가장 좁고 깊은 곳까지 퍼져나아가, 은혜로 가득찬 나날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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